AI 세계질서
‘AI 낙관론’이나 ‘운명론’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AI가 세상을 지배하리라는 가혹한 운명론적 계시가 국가와 기업, 우리의 삶에 주권적 명령을 내리고 있다. 주어진 기술 지배의 운명을 거부하지 말고 너희 삶과 국가를 바치며 세상의 질서에 순응하라고. 세계는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그 거대한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어디로 휩쓸려 가고 있는 것일까.
이번 호의 특집은 AI와 ‘세계’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양자는 서로를 구성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특히 AI의 위상은 인간의 도구적 제작 영역을 넘어 세계를 만들거나 심지어 위협하는 인류세적 국면으로 빠르게 접어들고 있다. 또 세계는 AI라는 물질적 ‘알리바이’를 만들어 국가나 국제질서, 그리고 자본의 ‘폭력적’ 현존과 ‘정상성’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국제 패권질서, 국가 자본주의, 문예 창작, 지식 생산, 자기 계발, 노동 통제의 도구로서 AI는 어느새 ‘세계’의 질서 그 자체처럼 보인다.
「123호를 내며: AI는 과연 세계를 변혁하는가 」중에서.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