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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봄 - 통권 125호

감속주의


책임편집: 이광석 · 송은영 · 김현준 · 권범철 편집위원


이광석은 노동, 미디어, 생태 등 삶 전 영역에 스며든 ‘가속의 순환 구조’를 분석하고, 돌봄과 호혜의 가치를 재배치하는 생태주의적 체제 전환으로서의 감속주의를 역설한다. 홍덕화는 성장주의에 포섭된 에너지전환 정책을 비판하며, 화석연료의 가속 시간에서 벗어나 삶의 시간질서 자체를 재편하는 감속의 정치를 제안한다. 송은영은 도시의 감속주의를 자본의 운동에 대립하는 행동주의로 정의하고, 취약한 몸들의 움직임을 포용하는 도시정의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김현준은 발전주의와 결합된 AI 가속주의의 허상을 비판하며, 기술의 속도를 사회적 속도로 재맥락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태훈은 AI 자동 합성을 방해하는 해킹 전술로서의 글쓰기를 제안하며, 멸균된 언어에 신체의 흔적을 새기는 ‘인지적 감속주의’ 방법론을 타진한다. 이한빛은 자본주의적 생산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장애의 시간과 그 잠재성에 주목하며, 침대 위의 감각을 전복적으로 전유하는 ‘침대 행동주의’를 제시한다. 김주희는 가속화된 금융의 시간과 느린 돌봄의 시간 사이에서 발생하는 여성에 대한 ‘느린 폭력’을 고발하고 페미니스트 저항 정치학을 역설한다.



특집_감속주의

  • 21세기 초가속 K-사회 비판: 감속주의적 전환과 생명 리듬의 회복 / 이광석
  • 성장 너머의 에너지전환과 감속의 정치 / 홍덕화
  • 감속주의 도시: 다양한 몸들이 뒤섞이는 도시정의를 향하여 / 송은영
  • AI 가속주의와 국가 자본주의 정신: ‘기술 선도국가’의 정책, 신화, 주체, 윤리의 생산 비판 / 김현준
  • 붉은 구문론(Bloody Syntax) / 임태훈
  • 감속을 ‘불구화’하기: 불구의 시간과 침대 행동주의 / 이한빛
  • 가속화된 금융과 느린 폭력의 젠더 정치 / 김주희

소개글


동시대 분석

김혜진은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의 죽음을 통해 '더 빠르게'를 강요하는 24시간 노동체제를 비판하고 휴게의 권리와 사회적 대책을 주문한다. 박규리는 화제의 드라마 <김 부장 이야기>를 비평하며, 불안에 대응하는 서사가 어떻게 신자유주의적 통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수렴되는지 분석한다. 조은영은 팔레스타인 연대 문제를 취약성의 윤리로 읽어내며,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상호의존성의 인식이 폭력을 중단시키는 윤리적 개입임을 강조한다.


텍스트의 재발견

이해수는 김도현의 『장애학의 시선』을 통해 장애를 능력주의를 넘는 ‘연립’의 존재론이자 정치적 기획으로 재구성한다. 주현은 우석영의 『그 존재만으로』를 서평하며, 사물의 행위자성을 ‘동포’로 해석하는 시도가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공감의 통역임을 짚는다. 김영선은 김미선의 『여사장의 탄생』을 통해 국가 성장 담론에서 포착되지 않았던 여성 자영업자의 세계를 페미니즘 경제사적 관점에서 평가한다.


이론의 재구성

셰틸 팔란은 디자인에 각인된 채굴의 흔적을 추적하며, 재료 사용을 최소화하는 감축 디자인을 통해 디자인을 ‘채굴의 논리’에서 ‘정원의 논리’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이미지 큐레이팅 

작가 콜렉티브 리트레이싱 뷰로의 도시 속 나무에 대한 관찰과 기록, 그리고 경인 콜렉티브가 가동 중단된 자동차 공장을 통해 재조립한 기술·노동·공간의 관계를 담았다.